유전상담이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가 기억이 난다. Genetic Counselor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았다.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이거다! 난 유전상담사가 돼야겠다!"라고 그 순간 결정했던 것 같다. 그때까지 나는 살면서 한 번도 무언가를 간절히 원해본 적이 없었다. 해보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이것도 재밌을 것 같고, 저것도 재밌을 것 같고, 갈팡 질팡. 다른 사람들은 목표를 정하고 착실히 그곳을 향해 나아가는데, 나 혼자 물 위에 둥둥 떠서 정해진 목적지 없이 부유하는 느낌이었다. 그랬던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