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선 Northwestern Memorial Hospital 유전상담사

요즘 들어 개인 의뢰 유전자 검사 서비스(Direct to Consumer Testing, DT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는 ‘23andMe’라는 회사를 비롯해 Ancestry.com, MyHeritage 등 유전자 검사를 통해 나의 혈통에 대해 그리고 건강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회사들이 여럿 있다. 23andMe2006년에 설립된 회사로 미국 DTC 시장에서 인지도가 제일 높은 회사 중 하나다.

하지만 23andMe2013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로부터 광고한 내용대로 건강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거짓광고라는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결국 서비스가 금지되는 시련을 겪었지만 2017년부터 다시 FDA 검증을 받아 조금씩 서비스를 늘려가고 있다. 2018년에는 DTC 회사 중 처음으로 암 유전검사에 대한 FDA 검증을 받았고, 아슈케나지 유대인들에게서 발견되는 3개의 유전자 변이에 대한 검사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BRCA12개의 변이, BRCA21개의 변이). 2019년에는 MUTYH라는 대장 폴립증과 연관된 유전자에 자주 발견되는 두 가지 변이 검사에 대해 서비스 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199달러에(자주 세일을 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100달러에 DTC 검사 키트를 살 수 있다) 내 건강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유전 검사가 가능하다니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가?

그런데 암 유전상담사로서의 나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유전상담클리닉에 찾아오는 환자들 중 23andMe를 통해 검사를 받은 분들이 더러 있는데 거의 모든 환자들이 BRCA1, BRCA2 유전자 검사를 받았는데 음성이었다고 믿으신다(결과가 음성이었을 경우). 하지만 23andMe 검사는 3가지의 특정한 변이에 대해 검사를 진행할 뿐, 그 특정 변이 이상에 대해서는 어떠한 정보도 알려주지 않는다. 게다가 이 변이들은 아슈케나지 유대인 혈통인 분들에게서 발견되는 변이들이라 아슈케나지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발견되지 않는다(간혹가다 본인이 유대인 혈통이 있는지 몰랐다가 검사를 통해 알게 되시는 분들도 있기는 하다). 이런 환자분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러한 검사를 통해서 잘못된 안도감을 갖게 되고 더 정밀한 진찰과 검사가 필요함에도 그런 의료서비스를 찾지 않게 되는 걸까 생각하곤 한다.

23andMe가 제공하는 검사지를 찬찬히 읽어보면 이 검사가 어떠한 질환의 진단용으로는 쓰여서는 안되고, 또 유전적인 질병이 의심되는 상황이거나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을 때는 검증된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진찰과 검사를 진행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fine prints’(세부 사항)는 많은 소비자들이 잘 읽어보지 않고 지나치게 된다.(물론 나도 내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가 아니었다면 절대 읽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전 검사를 진행할 때는 유전 상담이 중요하다.

DTC 검사를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클리닉에 방문하는 환자들 중 내 향후 건강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서" 검사를 하고 싶다는 분들이 있다. “Why not?!”이라는 거다. 하지만 상담을 진행하면서 그 환자분이 이 검사를 통해서 어떤 정보가 알고 싶은지, 이 정보를 습득했을 때 이것이 헬스케어에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또 여러 검사 결과의 종류와 검사를 받았을 때 어떤 감정과 생각이 드실지를 함께 얘기 나누다 보면 생각이 바뀌는 분들도 더러 있다. 물론 많은 분들이 검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지만 그래도 이런 부분들을 생각해 보고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검사가 완료되었을 때 큰 영향을 끼친다.

DTC 서비스를 완전히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검사에 대한 적절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검사가 진행이 되었을 때 그 후의 일이 염려스러울 뿐이다. 앞으로 DTC 회사들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될 것이고 제공되는 서비스의 폭도 넓어질 텐데,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 그리고 환자들이 유전자 검사에 대해 검사 전 그리고 검사 후에 더 정확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박민선 유전상담사
박민선 유전상담사

박민선 유전상담사는 시카고에 위치한 Northwestern University 대학원의 유전상담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2018년 미국 유전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졸업 후 같은 지역의 Northwestern Memorial Hospital에서 암 유전상담사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Northwestern University의 faculty로서 유전상담 석사과정 입학 심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유전상담 석사과정 학생들 실습과 논문 지도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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